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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문의 반도체 이야기(4)> 반도체의 시작과 무어의 법칙

  •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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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문의 반도체 이야기(4)> 반도체의 시작과 무어의 법칙


<정순문의 반도체 이야기(4)> 반도체의 시작과 무어의 법칙

바뀔 수밖에 없는 세상 더 잘 준비하고 그 과실을 향유하는 건 모두의 과제

다가올 방향의 변화를 잘 알고 준비해 무어의 법칙처럼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자가 승자 될 것

오늘날 컴퓨터나 휴대폰을 넘어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칩(Chip)이라 불리는 반도체 집적회로(Integrated Circuits)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칩이 없으면 모든 산업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쯤은 보편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데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기술개발의 속도가 엄청 빨라야 한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반도체 칩들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떠한 경로를 거쳐 폭발적으로 연산 능력과 기억저장 용량을 증대시켜 나가고 있는지는 제대로 소개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반도체의 역사부터 더듬어보자. 1945년 미국 AT&T 벨연구소에 근무하던 윌리엄 쇼클리(William Shockley)가 처음으로 이론을 정립했다. 그로부터 2년 후 1947년에 같은 벨연구소의 존 바딘(John Bardeen)과 월터 하우저 브래턴(Walter Houser Brattain)가 반도체 물질인 게르마늄에 금속조각을 붙여 전류가 흐르는 것을 최초로 실험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오늘날 컴퓨터와 정보화 시대를 만들고 인공지능 시대로 이어지는 반도체 시대가 여기서 탄생했다. 이 공헌으로 세 사람 모두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IC칩(집적회로 칩)은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있는 페어차일드(Fairchild), 댈러스에 있는 텍사스 인스트러먼트(Texas Instrument) 두 회사에서 만들어냈다. 반도체를 제품으로 상용화되도록 반도체 웨이퍼 위에 반도체 소자들을 집적화시킨 것이다. 그중 페어차일드는 윌리엄 쇼클리가 최초로 1955년에 창업했던 쇼클린 반도체연구소라는 회사에서 나온 8명의 엔지니어가 합류해 만든 회사이다. 이들은 나중에 현재의 인텔을 재창립하여 오늘날까지 반도체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그 창립 멤버 중 한 사람이 훗날 인텔의 CEO이며 ‘무어 법칙’의 주인공 고든 얼 무어(Gordon Earle Moore)이다. 1961년 페어차일드가 처음으로 만든 반도체 칩에는 4개의 반도체 소자(트랜지스터)가 집적돼 있었다. 최근 발표된 애플의 맥북 컴퓨터나 아이패드에 들어갈 M3이라는 최신 칩에는 무려 920억 개의 트랜지스터들이 한 칩에 집적돼 있어 62년 만에 23억 배로 증가했다.

반도체산업이 태동하던 시기부터 소위 ‘무어의 법칙’이라는 진짜 법칙이 아닌 법칙이 있다.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며 거의 종교 또는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규칙처럼 신봉되고 있다. 무어가 1965년 라는 공학 학술지에 발표한 학술 논문 ‘Cramming More Components onto Integrated Circuits : IC에 더 많은 부품을 집어넣기)’에서 연유한다. 반도체 집적화에 대한 관찰이자 예측이었다. 1961년 4개로 시작해 1965년 발표 당시 집적화된 소자인 트랜지스터의 수 64개로 5년간 매년 두 배로 증가한 숫자이다. 이렇게 매년 두 배로 트랜지스터 수가 증가하면 1975년에는 같은 면적의 실리콘 칩에 6,500개가 집적된다는 예측이었다.

그 이후 실제로는 성장 속도가 줄어들어 1975년에는 2년에 2배가 된다고 수정되면서 지금까지 이러한 트랜드는 기술 발전과 함께 지켜지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러한 집적속도로 더 많은 회로작동 성능을 갖지만, 같은 칩 면적에 고객에 적정한 구매가격이 되는 칩을 만들어 내어야 한다. 이렇게 3나노의 기술로는 920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하나의 실리콘 칩 안에 집적화된 반도체 칩이 탄생한 것이다. 반도체업계에서 무어 법칙은 법칙 아닌 법칙이 되어 모든 기술개발 방향이 60년 이상 이를 이루기 위한 목표로 이뤄져 왔다. 오늘날까지 이뤄진 기술혁명의 원동력이다.

폭발적인 데이터의 연산과 저장, 정보전달이 가능토록 하여 세상이 바뀌고 삶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 기술이 무어의 법칙을 계속 따른다면 더욱 진화된 칩들이 인공지능과 로봇, 자율자동차가 우리 삶으로 완전히 들어오는 것을 더욱 앞당길 것이다. 이러한 거대한 기술의 지속적 혁신이 이제는 편리함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직장과 일상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나갈 것이다. 바뀔 수밖에 없는 세상을 누가, 어느 사회가, 어느 국가가 더 잘 준비하고 그 과실을 향유할 것인지가 모두의 과제로 여전히 남는다. 다가올 방향의 변화를 잘 알고 준비를 잘 해서 무어의 법칙처럼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자가 승자가 될 것은 확실하다.

<본 칼럼은 2023년  11월 17일  울산경제신문“<정순문의 반도체 이야기(4)> 반도체의 시작과 무어의 법칙”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 

관련기사 링크: https://news.unist.ac.kr/kor/column_738/